현대 제네시스 쿠페 380GT와 인피니티 G37 쿠페를 동시에 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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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종 모두 V6엔진에 후륜구동, 자동변속기 장착에 회색빛 보디를 가졌습니다. 게다가 19인치 휠에 같은 사이즈의 브릿지스톤 타이어까지 장착해 공통점이 꽤 많았습니다. 현대는 G37 쿠페를 경쟁상대라 밝히고 비교 시승회를 개최했습니다. 마치 닛산 GT-R이 포르쉐 911 터보와 같이 목격되었듯이 제네시스 쿠페는 개발 당시부터 인피니티 G37 쿠페와 같이 다니는 모습이 많이 목격됐습니다.
관심이 많이 가는 두 차종을 동시에 시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일반도로에서의 시승인데다가 한정된 시간, 코스로 인해 두 차종을 충분히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G37 쿠페와 제네시스 쿠페는 공통점이 많지만 차의 성격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스포츠카를 단순히 두 종류로 분류한다면 ‘차를 운전자의 지배 하에 두고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스타일’과 ‘넘치는 힘을 가진 차와 싸우며(?) 즐기는 스타일’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G37 쿠페는 전자에 해당하고 제네시스 쿠페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시보레 카마로, 도요타 수프라 그리고 제네시스 쿠페는 같은 선상에 있는 스포츠카 입니다. 물론 이것은 제네시스 쿠페 380GT 모델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인피니티 G37 쿠페는 차의 외관 디자인부터 드라이빙 포지션, 패들 시프트로 짜릿하게 반응하는 7단 트랜스미션 등 모든 것이 정갈하고 정돈되어 있습니다. 손에 짝 붙는 사시미칼 같기도 하고 일본 료칸에서 기모노를 입고 무릎 꿇고 대기하다 손님의 눈빛만 봐도 필요한 것을 대령하는 오카미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에 반해 제네시스 쿠페는 각도가 너무 서있는 페달류, 투박한 트랜스미션 등 정돈되지 못한 친절하지 않은 차입니다.
또 인피니티 G37 쿠페의 경우 ‘스포츠카로써의 고민’을 많이 담은 차입니다. 빨라지기 위해 또 기분 좋은 운전감각을 위해 많은 부분 신경을 쓴 차입니다. 허나 제네시스 쿠페는 제네시스 플랫폼으로 대충 모양새만 그럴듯하게 흉내만 낸 차입니다. 한 예로 제네시스 쿠페는 엔진이 상당히 앞쪽으로, 그리고 높이 장착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G37 쿠페와 비슷한 앞뒤 무게 배분은 차 뒤쪽 중량 역시 상당하다는 뜻이 됩니다. 이로 인해 차 앞뒤 오버행에 많이 실린 무게는 미끄럼방지 빨판 등을 지날 때 불쾌한 피칭을 유발합니다. 또 2.0 모델과 3.8 모델이 같은 레이트에 스프링 등 서스펜션을 같이 쓰는 등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만 제네시스 쿠페 380GT는 그 파워와 투박함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넘치는 힘을 가진 차와 싸우며(?) 즐기는 스타일’의 스포츠카. 간선대로의 완만한 코너에서 엑셀레이터를 깊이 밟자 킥다운 하며 뒤가 움찔하는 녀석. 짧고 한정된 일반도로 시승이었음에도 느껴지는 부족한 후륜 트랙션과 스트로크, 파워트레인부터 자세제어장치까지 모두 제각각 놀며 전체적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 부족한 점을 대라면 줄줄줄 댈 수 있겠지만…
풀쓰로틀을 하거나 예상치 못한 차의 움직임을 느낄 때 드는 생각은 ‘후후… 짜식~’
그러나 이런 매력이 현대가 의도하거나 현대의 차만들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FR이라는 구동방식과 넉넉한 출력만 갖고도 이런 매력이 뿜어져 나올 수 있습니다. 그만큼 FR과 고출력은 그 요소 자체로만도 즐거움이 있습니다.
끝으로 제네시스 쿠페의 최고 장점은 현대차라는 것입니다. 트랙에서 탈 차로써 중요한 요소인 ‘disposable(처분할 수 있는, 마음대로 쓸 수 있는)한가’를 따져봤을 때 제네시스 쿠페는 훌륭합니다. 쉽게 말해 때려 박아도 부담이 없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경제적 측면을 떠나 빠르기를 논할 때도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트랙에서나 레이스 상황에서 한계에 다다른 칼날 위 상황에서 주행을 할 때 단순히 차의 성능 드라이버의 실력 그 위에 것이 작용합니다. 바로 드라이버의 정신력과 잠재의식입니다. 차의 견적이라는 부분도 분명 차를 얼마나 더 푸쉬하느냐, 찰나의 순간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네시스 쿠페는 좋은 스포츠카 입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드리프트 박스를 이용한 측정으로 제네시스 쿠페 380GT VDC off 6.3초, 인피니티 G37 쿠페는 5.8초였습니다.


















'눈빛만 봐도 필요한 것을 대령하는 오카미' 아우~ 표현 대박!!